염기원

장편과 단편 · 단편소설

15 minu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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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Minutes

기계가 15분 만에 인체의 모든 부분을 바꿔 주고 인류에게 불멸이 약속된 가까운 미래, 그 꿈을 팔던 두 과학자가 새 몸 안에 숨겨진 것을 알게 된다.

줄거리

탐사선이 태양의 죽음이 예상보다 훨씬 이르다는 사실을 밝히자 세계는 폭동, 집단 자살, 신종 에볼라, 3차 대전 직전의 혼란에 빠진다. 미국은 '인류 불멸 대프로젝트'로 이를 진정시킨다. 몸의 거의 모든 부분을 대체하는 안드로이드 장기와 팔다리. 도시의 병원은 튜브가 몸을 스캔해 15분 만에 고쳐 주는 무인 '숍'이 됐다.

천체물리학자에서 과학 저술가가 된 송태일은 탐사선 프로젝트와 이 계획을 세계에 판 미국 홍보팀에서 일했다. 안드로이드 팀의 미국인 정신과 의사인 친구 토니는 시위대의 총에 다리를 맞아 최초의 안드로이드 중 한 명이 됐다. 이제 방문교수로 한국에 온 토니는 대전의 지하 바에서 데킬라를 마시며 모든 인공 신체 안에 든 칩에 대해 알게 된 것을 털어놓는다.

두 사람의 대화 사이로 총을 간직한 채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는 누군가의 익명 독백이 끼어든다. 아무도 죽을 수 없는 세상에서, 이 소설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몸도 여전히 나인지, 그리고 당신의 15분이 끝났다고 누가 정하는지 묻는다.

영상화 포인트

  • 2014년에 쓴 예언적 근미래 SF: 팬데믹, 생체 감시, 안드로이드 신체.
  • 두 남자의 우정으로 풀어내는 음모 스릴러와 반전 결말.

도입부

“Input your ID card:”

태일은 익숙하게 셔츠 안에 있던 ID 카드를 꺼내서 튜브 옆, ‘투입구’라고 적혀있는 곳에 집어넣었다. 여름이지만 손에 닿는 기계의 느낌은 서늘하다. 모니터에는 언어를 선택하라는 메시지가 출력되었다. 제일 위에 있는 ‘Korean’을 선택했다.

사회보장번호 #1821092-213-342134. 성명: 송태일. 나이: 36세 성별: 남. 혈액형: A. Rh+. 몽골로이드. 국적: 대한민국. 직업: 애널리스트. 위 사항이 맞습니까?

태일은 ‘YES’ 버튼을 손가락으로 누른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잠시는 아마도 2분이 조금 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숍’ 안에는 태일 외에 아무런 손님이 없었다. 튜브가 다섯 개 있는 평범한 크기의 숍이다. 튜브의 문이 천천히 열리자 태일이 몸을 집어넣는다. 녹색 빛이 태일의 발가락 끝부터 머리끝까지 천천히 비추며 훑는다. 레이저가 그의 몸을 스캔한 것이다. 15분이 지난 후 태일은 튜브에서 나와 거울을 보며 머리를 다시 손질하고는 숍 밖으로 나왔다. 숍에는 흰 가운을 입은 주인이 한가로이 신문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쇼윈도 밖의 거리는 한산하다.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습기가 많아 태일은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셔츠의 소매를 접기 시작해 롤업 스타일을 시도했으나 자꾸 풀려 내려간다. 두어 번 시도하다 잔뜩 짜증이 나 그냥 접어 올려버렸다. 가방 안 어디엔가 있을 두통약을 꺼내려고 손을 집어넣어 만지작거린다. 합금으로 된 슈트에 자동화기로 완전 무장한 경찰이 기계적으로 순찰을 돌고 있다. 고개를 돌린 태일과 신문을 보고 있던 흰 가운을 입은 백인의 눈이 마주쳤다. 숍의 주인은 바로 태일의 친구 ‘토니’였다.